한국이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세계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헨리 페르난데즈(Henry Fernandez) MSCI 회장(사진)은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MSCI 한국법인 설립 기자회견’에서 “올해 6월 다시 진행될 한국에 대한 재평가(re-valuation)에서도 원화의 실시간 환전 문제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런던·뉴욕·도쿄 등의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다양한 통화를 갖고 자유롭게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한국의 원화를 실시간으로 운용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이어 “이같은 문제점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이머징 마켓에서 공통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한국에 법인을 세운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면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에 법인을 열었으니 한국의 다른 유관기관·정부기관들과 더 긴밀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SCI는 이날 선진국과, 한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 주식시장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MSCI 국제지수’를 함께 발표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MSCI 국제지수에 대해 “한국 투자자들 역시 국내 증시를 넘어 해외 증시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어, 이같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연기금·헤지펀드 등 여러 한국 금융기관들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려 할 때 MSCI의 도움을 받아 위험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인덱스 비지니스와 관련해서는 한국 자산운용사·기관 등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기 위해 작업중”이라며 “주식투자자가 의결권을 행사할 때 관련된 자문을 제공하는 등 ISS 비즈니스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MSCI는 경계를 넘나드는 투자자들(cross-border)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경쟁사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제공한다”며 “현재 ETF 시장의 30~35%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아시아·이머징 마켓 전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고 강조했다.
MSCI는 주가지수, 포트폴리오 위험관리와 성과분석, 기업지배구조 자문 등 투자 지원을 주로 하는 세계적 규모의 금융회사다. 1970년대부터 산출된 MSCI지수는 전세계 2200여개 기관투자가들이 자기자본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