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밥그릇 지키기 …‘이중성’ 드러내
추구하는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통합을 거부한 통합진보당이 4월 총선이 다가오자 민주통합당에 ‘야권연대’ 러브콜을 보내는 등 ‘야합’을 시도하고 나서 비판이 일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제 야권세력을 상대로 통합을 추진 했으나 통합진보당은 ‘중도개혁’을 표방한 민주당과는 정체성이 다르다며 통합을 거부했다. 이후에도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표시해 왔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지난달 22일 민주당이 한미FTA 무효화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등원하자 “야권연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서 같은 달 19일에도 “민주당이 전체 야권을 통튼 정당이 아니며 지금까지 통합을 말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공식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던 이 대표는 언제 그랬냐는 듯 5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오는 15일 민주당 지도부 선출이 끝나면 바로 다음날 야권연대를 논의하자는 전화가 올 걸로 기대한다”고 했다.
통합진보당의 이런 행태엔 여러 가지 사정이 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표방하며 출범했을 때만해도 10%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지금은 1~3%대에 머물고 있는데다 각종 이슈 경쟁에서도 민주당에 밀렸다.
내부적으로도 민노총에 대의원 일부를 할당해 오던 제도를 없애면서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민노총과 갈등이 생겼다. 3개 세력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당 정비도 덜 돼 아직 중앙당 당직자 인선도 끝내지 못했다.
20석을 만들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던 당찬 목표는 진즉 물건너갔고, 결국은 야합으로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석만 세종대 교수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연합한다면 지금 당장은 지지율이 올라갈 순 있겠지만 정책과 노선이 다른 이들의 연대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진정성 없는 야권연대는 꼼수이자 야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