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그룹 수사 조속한 마무리 필요

입력 2012-01-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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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신인도 하락·경영계획 수립 난항 등 경제 악영향 재계, 최 회장 선처 호소 움직임 확산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지난해 12월 29일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을 전격 구속한 이후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SK그룹은 올스톱 상태다. 검찰이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내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수사권 남용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3일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지부진 수사를 이어가는 것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 장기화로 SK그룹은 올해 시무식을 열지 못한 것은 물론 회장의 신년사조차 배포하지 못했다.

신년사는 해당 그룹의 한해 경영방침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이 담기게 된다. 신년사 없이 한해를 시작한 SK그룹은 한 마디로 이정표 없는 길을 가는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는 물론 올해 사업계획조차 확정치 못한 상태다.

더욱이 최태원 회장은 올해 다보스 포럼 참석을 포기하는 방향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매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면서 세계 정·관·재계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글로벌 경영에 앞장섰다. 특히 최 회장은 전세계 국가원수급 지도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09년부터 포럼 기간 중 ‘한국의 밤’ 행사를 주도적으로 개최했다. 다보스포럼의 ‘한국의 밤’ 행사는 한국을 알리는 행사일 뿐만 아니라 다보스포럼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등 국격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국제적 행사에 최 회장이 불참할 경우 대외 신인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최태원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무려 7410억원이나 줄어든 것을 포함해 오너 일가의 주식평가손실액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점도 국가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투자의사결정이 조금만 늦어져도 시장에서 뒤처지기 쉽다”며 “대규모 투자의 경우 총수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검찰이 감안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그룹 임직원들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최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지난 2일 검찰에 “세계 경제위기가 우려되는만큼 재계 3위인 SK 최 회장이 오너 오너경영을 할 수 있도록 선처를 해주기 바란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SK그룹 내부에서도 회사게시판을 이용한 최 회장 선처 서명운동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SK그룹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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