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원금 30% 삭감안 제시에 카드사-피해자 모두 거부
카드사와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간의 집단 소송의 법원 조정이 줄줄이 결렬되고 있다.
양측의 원만한 합의가 무산된 가운데 법원이 카드론 보이스피싱의 책임 여부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카드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법원의 조정 결정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두 카드사와 피해자간의 집단 소송은 본안 소송으로 넘어가게 됐다.
집단 소송은 각 카드사를 상대로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직 KB국민·삼성·현대카드 등은 조정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이들 카드사도 법원이 제시한 조정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일단 피해 구제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카드론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금감원 분쟁조정절차 등 여러 루트를 통해 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 보상 기준을 법원이 정해달라는 취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집단 소송뿐만 아니라 카드론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송도 있어 조정의 실익이 크지 않다”라며 “피해 구제의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 위해 일단 법원 판결을 받아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카드사들이 카드론 대출과 관련해 본인확인절차를 소홀히 했다며 원금 일부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은 보이스피싱 사기의 근본적 책임은 사기범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회원들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조정안으로 원금 30% 삭감안을 제시했지만 카드사와 피해자측 모두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법원이 계속 조정을 유도하는 것도 책임 소재를 명시하는 데에 법원이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며 “카드론 피해자들의 상황이 안쓰러운 건 사실이지만 카드사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