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업무개척, 스트레스 만만찮죠”
창구外 인터넷뱅킹·무인점포 등 채널 다양화 금융IT 첨병이지만
“새로운 것 만들어내라” 압박에 ‘구조조정 빌미’ 곱잖은 시각도
우리나라 은행들이 멀티채널부를 도입한 것은 3~4년 전부터다. 텔레뱅킹에 이은 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은행의 비대면 채널을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휴대폰으로 간단히 입금과 송금 등이 가능해지면서 더 나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은행에게는 필수 과제가 됐다.
A은행 멀티채널부 김아무개 과장은 “윗선에서는 아직 스마트폰과 다른 정보기술(IT)을 통해 은행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명확히 가늠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는 주문 압박은 많지만 어떤 흐름으로 가야할지 맥을 잡는 것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남모를 고충과 달리 행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 올해 들어 B은행과 C은행 등은 멀티채널부 주도로 무인형 점포를 개발했다. 이 같은 점포를 앞으로 더욱 확장시키는 것이 은행의 사업 목표다. 그러나 무인형 점포 개발과 함께 궤를 같이 한 것이 명예퇴직·구조조정 등 은행 군살빼기였다. 대부분의 최고 경영자(CEO)들이 은행 산업이 특별히 불황기가 아님에도 “인력을 효율화 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은행 구조조정의 발판 중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것이 멀티채널부라는 비판의 소리가 행내에서 나오고 있다.
B은행 이아무개 팀장은 “점포 수와 은행 필요 인력과의 상관관계가 깊다 보니 동료들에게 뜻하지 않은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몇몇 은행에서는 지점 축소까지 거론되다 보니 이 팀장의 고심이 커지는 것도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멀티채널부가 강화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술의 발전이 그에 마땅한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멀티채널을 통한 은행 산업의 발전과 은행 구성원들의 조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