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웨이' 속 주인공 '김준식' 출연

참 반듯했다. 그리고 너무 잘생겼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어느 누구라도 배우 장동건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머릿속을 맴돌 말이다. 지난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장동건은 동화 속 왕자님을 떠올리는 비주얼로 나타났다. ‘명불허전’ 혹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그에게만 어울리는 말이라 우기고 싶었다. 그런 장동건이 대한민국 영화계의 시각과 한계를 바꿔놓을 영화 ‘마이웨이’로 돌아왔다.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신화를 쓴 강제규 감독과 함께. 순제작비만 280억원 대인 ‘마이웨이’를 통해 ‘백문이불여일 동건’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을까. 장동건의 지난 1년간의 ‘마이웨이’가 궁금하다.
- ‘대작 전문 배우’로 불린다. 배우로서 장단점은
“절대 의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웃음). 스케일 큰 영화만 출연 제의가 온다. 그중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대작의 경우 흥행과 대중성이 전제조건이기에 보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신다. 반면 부담감이 크다. 또 그만큼 배우로서 갈증이나 결핍감도 있고. 중국에서 촬영 중인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도 그런 갈증을 풀기 위해 선택했다.”
-‘바른 생활’ 이미지 역시 강하다. ‘마이웨이’ 김준식도 현실의 장동건과 닮았다
“포장된 부분이 많다(웃음). 사실 처음 시나리오 버전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극중 김인권이 맡은 ‘종대’역에 많이 가까웠다. ‘태극기 휘날리며’ 속 내가 맡은 ‘진태’와 많이 비교하는 것을 안다. 진태가 매력적이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의견을 감독님이 적극 수용해 주셨다.”

“같은 소재, 같은 감독, 같은 배우다. 솔직히 첫 시나리오는 ‘태극기’의 연장선 느낌이 강했다. 고민 끝에 준식은 분명 진태와 달라야 한다고 감독님과 상의했다. 내가 확신이 없다면 그 부담이 연기에 묻어나올 것을 알기에 준식의 캐릭터를 잡은 뒤 확신으로 밀고 갔다.”
-출연 제의 당시 선뜻 결정을 못했다고 하던데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강 감독님이 연출을 맡기 전이었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더 이상의 전쟁 영화가 있을까란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다시 전쟁 영화가 왔다. 이걸 해야 하나란 생각이 강했고, 강 감독님 연출이 결정된 뒤 하게 됐다.”
- ‘마이웨이’ 김준식 어떤 인물인가. 평면적이란 평이 좀 강하다
“상징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촬영 전부터 그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굳이 준식이 현실적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난 지금의 김준식이 마음에 든다.”
-‘로스트 메모리즈’때보다 일본어 대사가 좀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번 영화는 일본에서도 개봉을 한다. 때문에 발음과 감정 전달에 신경을 썼다. 2~3개월 간 대사 연습만 했다. 지금 봐도 세밀한 감정 표현이나 전달의 아쉬움은 있다.
-타츠오역의 오다기리 죠, 상당히 내성적인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크랭크인 전 2주 정도 군사훈련을 함께 받았다. 만나기 전 그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지내보니 정말 유머가 넘치는 배우다.”

“분명 지금의 한일 관계에 비춰보면 다소 민감한 내용이다. 하지만 극중 ‘노다’역 같은 인물의 악행은 일본인들도 인정하고 있지 않나. 현장에서 함께 작업한 일본 배우들도 별 다른 말을 하지 않더라. ‘마이웨이’는 그 시절을 살다간 사람 얘기다. 거창하게 보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일 뿐이다.”
-전쟁영화, 고생은 당연했을 텐데 특히 힘들었던 장면은
“노몬한 전투신에서 전투기에 쫓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만 3일을 찍었는데, 3일 동안 정말 뛰기만 했다. 새만금 세트장에서 찍었는데 갯벌이라 발이 푹푹 빠진다. 나중에는 딱 ‘죽겠다’는 생각이 절도 들었다.”
- 조금 다른 느낌인데, 어려웠던 장면은 없었나
“전투 장면이라고 생각할 텐데, 노르망디 해변에서의 축구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 그 장면은 사실 콘티가 없었다. 감독님이 그냥 ‘놀라봐라’ 그러고 카메라를 돌렸다. 이상하게 어려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