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산하기관장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확대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 이어 SH공사와 서울메트로의 대표 선임과정에 대해서도 19일부터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는 SBA 대표이사 채용 과정에서 특정 헤드헌팅 업체와의 비리 의혹이 드러남에 따라 이 헤드헌팅 업체의 주선으로 대표를 채용한 SH공사와 서울메트로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SBA는 올초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헤드헌팅사인 Y사에서 추천한 현(現) 대표이사를 단독으로 이사회에 제청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Y사에 2천530만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Y사 대표는 오세훈 전 시장과 교양서를 함께 쓰는 등 친분이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는 특히 SBA 인사 담당자가 "시 경제진흥본부의 구두 지시에 따라 Y사의 추천을 받았다"라고 진술함에 따라 시 공무원의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시는 Y사가 2009년 SH공사, 2010년 서울메트로 사장에 임명된 인사의 추천 과정에도 비슷한 의혹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전임 시장 때 이뤄졌던 인사를 뒤엎기 위해 일부러 감사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의회에서 제기된 산하기관 문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의혹이 나와 사실을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최근 "인사 비리와 부패는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오 전 시장 재임 시절 선임된 산하기관장 등에 대한 `물갈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시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서울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등 다른 투자·산하기관에 대한 감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시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 확대가 전임 시장의 인맥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많은 산하기관장들의 임기가 한참 남아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인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론 감사를 통해 부정한 사실이 밝혀지면 징계와 인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 측은 "오 전 시장이 Y사 대표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주쳤을 수 있지만 평소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내는 사이는 절대 아니다"며 "책의 공저자로 들어가게 된 것은 오 전 시장의 강연 내용을 출판사에서 엮은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오 전 시장은 인사 만큼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처리했다"며 "오 전 시장은 산하기관의 인사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헤드헌팅사를 이용했던 것"이라고 비리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