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개콘’의 쌍칼 아저씨 조지훈 “루돌프 사슴코는~ 이뻐~”

입력 2011-12-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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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무 기자 darkroom519@)
“루돌프 사슴코는~ 콧구멍이 이뻐~”

“이~~뻐~ ”라는 한마디로 일요일 밤을 웃게 하는 KBS‘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쌍칼 아저씨, 조지훈이 최근 발매한 크리스마스 캐롤 가사의 일부분이다.

‘개콘’사마귀 유치원에서 잔혹동화 시리즈로 인기상향선을 그리고 있는 조지훈은 최근 들어 더욱 바빠졌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낸 데 이어 여러 광고 섭외를 받고 있다. 조지훈은 2005년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한 캐릭터를 선보여왔던 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이름 석자보다 캐릭터로 기억한다.

‘욜라뽕따이’, ‘왕년에’, ‘이~뻐’ 라는 유행어를 말할 때 그제서야 사람들은 무릎을 치며 그를 반겨한다고. 여의도에서 만난 조지훈은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과 사뭇 다른 평범한 모습이다. ‘욜라 뽕따이’를 외치며 영화 ‘옹박’을 패러디할 때처럼 동남아인 같지도, “이뻐~”를 말하며 음흉한 미소를 짓는 쌍칼 아저씨처럼 느끼하지도 않다.

평소 지하철을 자주 타고 다닌다는 그는 무대 위의 모습과 평소 모습이 많이 달라서인지 많은 분들이 몰라 본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자신을 알아보는 분들이 한 명, 두 명 생기고 있단다.

그는 “어느날 눈썰미가 좋은 분이 날 알아보시곤 5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뻐~ ’하며 나를 불렀다. 지하철 해당 칸에 있던 사람들 시선이 모두 내게 쏠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제서야 지하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곤 사인을 요청했다고. 그는 “사인하느라 내려야 할 역을 두 정거장 지나치기도 했었다”고 웃음 지었다.

확실히 “이뻐” 이 한마디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그다. 조지훈의 쌍칼 아저씨 캐릭터는 대사만으로 웃기기엔 한계가 있다. 즉 ‘대사를 얼마나 맛깔나게 살리느냐’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캐릭터에 대해 그는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지만 가장 어렵게 하는 개그기도 하다”고 했다. 조지훈은 “타이밍 0.1 초 싸움 같다. 말이 조금만 달라져도 느낌 전체가 죽을 때가 있다”며 “억양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덧붙였다. 요즘 들어 주위의 칭찬을 많이 듣는다는 그에게 ‘인기가 떨어질까’하는 두려움이 없는 지 물었다.

“인기 하락에 대한 조바심은 없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내 개그에 거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에 어느 순간 웃기지 않은 개그를 보고 실망할까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동시에 쏟아지는 칭찬만큼 교만해질까봐 두렵다는 의외의 대답도 내놨다. 그는 “예전 직장 생활을 했던 적이 있었다. 모 쇼핑몰 홍보팀으로 일했는데 어린 나이에 수입이 꽤 됐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십대 중후반이란 어린 나이에 많은 돈을 쥐면서 나도 모르게 교만해졌던 거 같다. 당시 교만했었기 때문에 많은 일들에 화가 자주 났었다. 항상 불행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그 시기 즈음 조지훈은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보고 개그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 개그란 것을 보고 첫 눈에 반했다”는 표현을 했다. 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과감히 직장을 그만 뒀다.

조지훈은 “소극장의 무명의 개그맨들이 멋져 보였다. 내 교만이 얼마나 우스웠던 것인가 깨닫게 됐다”며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 순수하게 누군가를 웃기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이후 그는 대학로 소극장, 위성 방송 등에서 개그맨으로서의 기본기를 쌓았고 2005년 KBS 공채 개그맨에 당당히 합격했다.

요즘도 그는 그때를 생각하며 “교만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겸손해지니 행복해진다”고 강조하는 조지훈에 ‘겸손 전도사’란 수식어를 붙여도 될 듯 싶다.

2012년 개그맨 조지훈의 바람을 물었다.

“예전에 무대 위에 서면 관객들은 내가 어떤 개그를 선보일까 기대했었다. 이제 무대 위에 나오기만 해도 관객들이 웃으신다. 앞으로도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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