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구금된 시위 주도자 죽음에 2만명 항의 시위
중국 광둥성의 작은 어촌에서 발생한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광둥성 루펑시 우칸촌에서 약 2만명이 경찰서에 구금 중인 한 시위주도자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시위진압을 위해 마을을 봉쇄하고 식량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도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안이 주민들을 추가로 구속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칸촌에서는 현지 지방관리가 주민 공동 소유 토지를 불법 수용해 부동산 개발업체에 팔아넘기려 하자 지난 9월부터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최근 주민들에게 정부와 협상하기 위해 13명의 대표를 선임하라고 한 뒤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지난주 사복경찰을 동원해 주민 대표 일부를 체포했다.
그 후 당국은 지난 13일 수감된 주민 대표 중 42세의 쉐진부가 심장이상으로 수감된 지 3일 만인 11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직접 시신을 확인한 유족들은 시신에 타박상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고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 대표는 “목을 조른 흔적과 가슴에 멍이 있었고 한쪽 엄지손가락이 부러져 있었다”라며 “자백을 강요하기 위해 고문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고 WSJ는 전했다.
무장경찰을 더 동원해 시위를 강제로 진압할 경우 심각한 유혈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과 협상을 할 경우 이와 비슷한 시위가 중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