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로 소아암 환아들 마음 감싸죠"

서 국장은 “환아들에게 있어서 가발은 단순히 숱 없는 머리칼을 가리는 것을 넘어 정서적인 상처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서 국장은 “외래진료를 하는 환아들 중에서 탈모로 심리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 며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니면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은 탈모로 인해 주변인들로부터 소외의 눈길을 받아 자신감 결여와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 가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재단은 지난 1997년부터 가발 지원을 시작했으며 후원금을 통한 가발 구입과 전문 가발 업체인 하이모의 가발 제작 기부를 통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서 국장도 같은 해에 재단 일을 시작하게 됐다. 기부된 모발은 하이모로 보내져서 환아들의 가발 제작을 위해 쓰인다. 지난해 재단에서 소아암 환아에게 지원한 가발은 총 53개로 41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는 2009년 보다 34개 증가한 수치다. 미래의 희망은 아이라는 생각에 아동 사회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서 국장은 “병원 치료 못지않게 환아들의 정서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가발부문의 예산을 늘렸다” 고 말했다. 하이모에서는 한 달에 1명의 환아를 선정해 무료로 가발을 만들어주고 있다.
서 국장은 가발 지원에 앞서 탈모 상태인 소아암 환아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편견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아암 종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백혈병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고 서 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자극적으로 그려지는 백혈병과 실제는 다른 면이 있다” 며 “백혈병은 위험한 질병이지만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율도 80%에 이른다” 고 말했다. 아울러 “백혈병은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환아들을 대할 때 거리를 두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 고 덧붙였다. 재단에서는 환아들의 가발제작을 위해 모발을 상시 기부받고 있다. 모발 길이는 25cm 이상이어야 하며 생머리 뿐만 아니라 펌이나 염색을 한 머리카락도 기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