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는 천사들]⑦'서강나눔터' 위원장 한징택 교수

"나누면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서강대학교 동문회관인 ‘아르페관’ 4층에는 특별한 가게가 하나 있다. 서강대 여교수 6명이 주축을 이뤄 만든 ‘서강나눔터’. 2004년 한징택(55·여) 생명과학과 교수를 비롯한 여교수 6명이 만든 재활용품 가게다.

한 교수에 따르면 서강나눔터는 ‘여교수협의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을 가지다 아름다운 가게 같은 걸 하면 어떨까’라는 의견들이 모아져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나 2004년에 문을 연 나눔터는 서강대 동문회관 4층 13m² 남짓한 조그만 공간에 터를 잡고 운영되고 있다. 평일 오후 1시~6시 운영되며 졸업생, 학부모 등 자원봉사자 9명이 돌아가면서 활동한다.

나눔터에서 판매되는 물품은 옷, 그릇, 책 등이며 대부분 2000원~5000원 사이의 가격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나눔터에서는 예외다. 나눔터에 참여하는 교수들을 비롯한 지인들이 귀한 물건을 많이 내어놓았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귀한 그림, 손으로 무늬를 새겨넣은 꽃병 등 오래되고 희안한 물건이 많다” 며 “방자유기 풀세트를 주신분이 계셔서 학교 박물관에 넘기기도 했다” 고 말했다. 한 교수도 나눔터에 수십 개의 물품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집에서 지나치게 (물건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며 “ 버리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고 말했다.

나눔터에서 물품을 판매해 1년에 올리는 매출은 3000~3500만원 정도다. 여기에 나눔터 후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천사회원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3000원씩 기부금을 받고 있다.

희망회원들의 1년 후원금은 1500만원 전후다. 이렇게 모인 나눔터의 수익금 전액은 마포구 소년소녀가장과 서강대 재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환원된다. 한 교수는 나눔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재학생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나눔터의 주인이 돼서 봉사를 실천했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천주교인인 한 교수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봉사기관인 빈센치오회에 정기후원을 하는 등 개인 기부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안식년을 맞았음에도 나눔터 운영에 여념이 없는 그는 “교수 생활을 마치고 나서는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인들을 가르치고 싶다” 라고 바람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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