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한다. 입만 살은 건 남자답지 못하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총선 불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홍 대표는 최근 주변에“나는 (불출마를) 한다면 한다. 입만 살아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건 남자답지 못하다”고 말했다고 홍 대표 측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측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는 쇄신을 말하면서도 공천에 집착하는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해왔다”면서 “쇄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측근 역시 “홍 대표가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당 쇄신을 마련 중”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할지는 모르겠지만 고민 중인 것은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놓을 쇄신안에 홍 대표의 불출마 입장이 담길지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홍 대표가 불출마 의지를 굳힌다 하더라도 당장 선언으로 이어지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일각에선 쇄신안을 내놓은 뒤 반응을 보고 판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는 ‘최고지도부 전원 불출마’까지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 쇄신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지도부 중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 대표는 지난 달 30일과 1일 잇달아 열린 지도부 회의석상에서 “기득권을 다 포기할 각오가 돼 있느냐”, “자기희생이 없다면 다른 의원들이 납득하겠느냐”고 물었지만 메아리를 듣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최고위원은 “다같이 불출마하자는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참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