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같은 겨울'… 유통 생태계 엉망

입력 2011-12-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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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모피·난방기수 등 매출 뚝↓ 아이스크림 탄산을료는 판매 쑥↑

최근 고온 현상으로 유통 생태계가 엉망이 됐다. 이맘때면 잘팔리던 호빵과 어묵 등 겨울 먹거리부터 모피 같은 겨울의류, 온열매트와 열풍기 할 것 없이 지난해에 비해 판매 성적표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름철 잘나가는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기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먼저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불티나게 팔렸던 히터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1일 홈플러스의 11월 겨울용품 매출 신장율에 따르면 히터가 지난해 대비 13%나 줄어들었다.

겨울철 대표 먹거리 호빵 역시 10% 덜 팔렸다. 전기요와 전기매트는 역시 각각 2%, 4.9% 밖에 늘지 않았다. 2009년 대비 두자릿 수 신장을 하며 대박을 맞았던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백화점에서는 모피 판매가 울상이다. 이달 들어 모피 매출이 브랜드 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년대비 10~20%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파가 몰아쳐 11월부터 모피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지난해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백화점 매장 관계자들은 “11월에 모피가 팔리지 않으면 올 겨울 장사는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업체들은 지난해 판매에 고무돼 올해 판매 물량을 늘려 재고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는 예년 보다 포근한 날씨에 여름상품과 겨울상품 매출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달 1~29일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대비 34.2%, 탄산음료 매출이 54.6% 각각 상승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다소 덜 팔리는 맥주는 이달 들어 61.2%나 판매가 늘었고 사람들의 외부활동과 비례해 판매가 늘어나는 스포츠음료는 32.5% 많이 팔렸다.

반면 겨울상품은 다소 주춤하거나 감소했다. 찐빵과 오뎅 판매가 전년 대비 11.7%, 21.7% 각각 줄었고, 립케어 매출도 4.2% 가량 감소했다. 온장고 음료 판매는 5.6% 증가에 그쳤고, 뜨거운 물에 타먹는 원컵음료 매출도 12.6% 밖에 늘지 않았다.

최민호 세븐일레븐 홍보과장은 “날씨가 포근하면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많아지므로 편의점 매출도 증가한다”며 “아직까지 한낮에는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이 여전히 잘 팔려 재고 수준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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