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문인 오스카 와일드의 무덤이 쇄도하는 팬들의 키스에서 벗어나게 됐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리의 페르 라셰즈 묘지에 있는 우아한 와일드의 무덤에서 30일 끝없이 그의 묘비에 키스를 해대는 관광객들로부터 시설물을 보호할 유리벽 설치 기념식을 가졌다.
유리벽 설치로 키스할 때 묘비에 남는 립스틱 자국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이 석재에 스며들어가는 사태에서 벗어 날 수 있게 됐다.
와일드의 무덤은 1985년까지 큰 문제는 없이 유지돼왔으나 무덤이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
추모객들의 낙서가 늘어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리비용이 부담이 되자 유족들은 사적 지정을 청원했다. 유족들은 무덤 훼손에 수천 유로의 벌금이 부과돼 낙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
1999년 묘비에 누군가가 큰 립스틱 자국이 남는 키스를 했고 이후 와일드의 묘소를 찾는 사람들이 키스를 계속하게 된 것이다.
와일드 묘소 참배 키스 열풍은 유리벽 설치 이후에도 계속돼 근처에 있는 나무에 누군가가 벌써 키스자국을 남겨놓았다.
시와 소설, 희곡으로 필명을 날리던 와일드는 동성애 유죄 판결로 징역형을 살고 1897년 석방된 후 파리로 이주했으나 다시는 창작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한 호텔방에서 동전 한푼 없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