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하이마트, 극적 합의…그 이후는?

입력 2011-11-30 13:53수정 2011-12-0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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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불씨 여전히 남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왼쪽)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유진그룹과 하이마트의 경영권 분쟁이 30일 각자 대표 체제로 극적 합의되면서 향후 양측의 경영권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사태는 막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측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극심한 상호 비방전을 펼치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결국 하이마트를 살리기 위해선 표면적으로라도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 총회에 참석했던 한 주주는 “유회장이 2대 주주와 잘 협조해서 하이마트를 잘 경영하겠다고 말했다”며 “언론을 통한 (경영권 분쟁에 대한) 곡해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주들에게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렀다고 안심을 시켰다는 얘기다. 각자대표 체제를 맡는 것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양측의 극한 갈등이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날 이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가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이날 주총은 유 회장의 이사 연임 안을 통과시키는 자리였지 대표이사 개임안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다”며 “합의가 이뤄졌지만 각자 대표를 어떻게 맡을지는 이사회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유회장과 선회장은 각자 대표를 맡는 방식으로 서로의 입장을 조금 양보하며 하이마트에 한 발씩 남겨뒀다. 선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해임되면 보유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에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전자 유통경험이 전무한 유진그룹은 선 회장 없이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하이마트 지분이 절대적으로 많은 유진이 2대주주인 선회장과 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자 대표 체제로 가더라도 향후 여러 경영 관련 사항에서 부딪힐 사안이 즐비할텐데 주도권 행사 또한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선 회장 역시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갖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각자대표로 마무리되면서 주요 경영사안에 대한 의견충돌이 생길 경우 갈등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이 좋아 각자대표체제지 불씨는 안고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서로 눈치를 보다가 언제든지 격돌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측의 하이마트 지분은 32.4%, 선 회장 측 지분은 27.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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