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성 CJD '인간 광우병'과 무관"

입력 2011-11-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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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막 이식 과정서 발생…쇠고기 먹어도 감염 안돼

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같은 구멍이 뚫려 뇌기능을 잃게 되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에 의한 사망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일반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치매와 운동능력 상실 등 인간 광우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이번 사례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인간 광우병과 연관시키는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CJD는 감염 원인이 소(牛)와는 무관한 뇌 전염병이라며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29일과 30일 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에는 ‘광우병 국내 첫 사망자 발생…우려했던 공포가 현실로’, ‘인간광우병 현실화 된듯...그러나 정부와 언론은 이를 외면’등의 괴담이 떠돌았다. 심지어 지난 7월 CJD 감염이 발생했으나 한미 FTA 비준을 염두해 두고 정부가 늑장발표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29일 독일산 인조 뇌경막 제품인 ‘라이오듀라’를 이식받은 병력이 있는 54세 여성이 국내 첫 ‘의인성(醫因性)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사망 사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감염된 조직 이식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속칭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는 무관하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되지 않는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또한 독일산 뇌경막도 현재는 안전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JD는 발생 경로와 임상소견에 따라 광우병이 사람한테 전염돼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가족력과 관계 있는 가족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fCJD) △자연적인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산발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sCJD) △수술 등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고로 전파되는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등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확인된 CJD는 소의 뇌조직 추출물을 이용한 인조경막이나 각막수술로 전파되는 iCJD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발병하게 되는 변종형과는 증상만 비슷할 뿐 감염 경로도 엄연히 다르다.

질병관리본부는 “1987년 5월 이후부터 문제의 ‘라이오드라’ 제품 사용이 중단됐으며 프리온 불활성화 처리를 해 사용하고 있어 사용되는 제품은 안전하다”며 “20여년의 잠복기로 지났기 때문에 유사 사례가 발병될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 발병 위험은 남아있다. 그동안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iCJD는 전 세계적으로 20개국에서 총 400건 정도가 보고됐으며 이 중 뇌경막 이식 후 발생한 사례는 200건 정도이지만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그 동안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뇌경막 제품이 사용했고 그 대상자가 누구였는지도 통계로 집계된 바 없어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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