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대다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께서 당으로 복귀해서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져 결정되면 저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 개정을 한 후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쇄신연찬회에서 “한나라당은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요구가 이어지면서 불거진 ‘지도부 사퇴론’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당초 홍 대표는 비공개 부분 토론 첫 번째 순서를 통해 이런 주장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생각을 바꿔 공개 모두발언에서 즉각 의사를 전달했다.
홍 대표는 특히 “5개월 전 당대표가 될 때 22만 당원·대의원으로부터 내년 총선을 책임지고 이끌어달라는 책무를 부여받았다”며 “그러기에 내년 총선까지가 대표직 수행 시한이라고 여기고 모든 것을 사심 없이 바치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당대회 끝난 후에도 끈임 없이 세력 없는 당대표 흔들기가 있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지도부 교체까지 거론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천권을 두고 내분에 휩싸여서는 안되고, 이제는 대동단결해서 질풍노도와 같이 당을 혁신해 나가는데 총력 모아야 할 때”라며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도 능동 대처하고 쇄신과 혁신으로 총선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모든 점을 열어놓고 열린 마음으로 한나라당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사심 없이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달라”며 “모두가 참여해서 밤늦도록 끝장토론을 해달라. 저는 오늘 여러분의 결정에 흔쾌히 따르겠다”고 재차 피력했다.
끝으로 홍 대표는 “쇄신연찬회 주도는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저는 여러분 뜻을 기다리겠다”며 곧바로 퇴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이날 연찬회 토론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되며, 시간을 정해두지 않은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 자리에선 ‘박근혜 조기 등판론’부터 ‘당 리모델링’ ‘재창당’ ‘당권·공천권 분리’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희룡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 등은 홍 대표의 퇴진을 정면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준표 체제’ 유지를 주장한 당내 최대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와 현재로선 총선공천권을 쥐고 있는 홍 대표에게 대놓고 반기를 들 인사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