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이자 ‘사상 최고’…50조원 돌파

입력 2011-11-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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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급증·금리상승 원인…내수부진 우려

올해 한 해 가계빚에 따른 이자부담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총소득의 5%가 가계부채 이자 상환에만 사용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 이자부담에 따른 심각한 내수부진까지 우려되고 있다.

27일 금융권 및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금융기관별 대출액과 기관별 평균 대출금리로 추산한 결과 올해 가계대출 이자부담의 총액은 5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는 지난해 국민총소득(1173조원)의 4.8%를 차지한다.

이자부담 급증은 대출금의 급증과 대출금리의 상승이라는 두 요인이 맞물리며 발생했다.

지난해말 797조4000억원이었던 가계대출은 올해 9월말 840조9000억원으로 증가하며 1년새 무려 43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대출금리까지 크게 뛰어오름에 따라 가계대출 이자부담을 더 키웠다.

지난해말 연 5.35%였던 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9월말 5.86%까지 올랐다. 대출액 증가를 감안하면 은행에서 빚을 낸 가계의 이자부담이 3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저축은행 금리는 연 12.7%에서 16.7%로 4%포인트나 올랐다. 이로 인한 이자 증가액도 5000억원이 넘는다.

기관별로는 은행 고객의 이자 부담이 26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카드·캐피털사가 7조4000억원으로 농협(6조4000억원)보다 컸다.

문제는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로 인해 심각한 내수 위축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실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3773만원에서 올해 4012만원으로 6.3% 늘었다. 반면 금융대출은 3147만원에서 3591만원으로 14.1% 늘었다. 원리금 상환액은 489만원에서 600만원으로 22.7% 급증했다.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금리까지 급등했으니 원리금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니 남은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 뿐이다.

이에 따라 ‘하우스 푸어(House Poor·집은 있으되 대출이나 세금부담으로 실질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사람)’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성장률을 감안한 유통업체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동차 판매마저 급감한 데는 가계의 빚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 이자부담이 커지면 소비는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까지 암울해 심각한 내수 부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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