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강행처리되기까지의 여야 협상 전말과 복잡했던 당내 사정을 털어놨다.
노 수석부대표는 김진표 원내대표와 함께 한미FTA 관련 대여협상을 맡아왔다.
노 수석부대표는 24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먼저 “강행처리 전 암시를 줬다”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주장이 허위임을 주장했다.
그는 “FTA가 강행처리된 지난 22일에 양당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 계수조정 소위 간사들이 오찬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황 원내대표가 ‘내가 권한이 별로 없다. 손학규 대표가 청와대와 협의해 보는 게 좋겠다. 국회의장한테 얘기해서 중재하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면서 “이게 암시라면 암시”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FTA 처리를 예산안 처리 후로 미루자는 내 말에 이명규 한나라당 수석부대표가 ‘그건 한나라당 분위기가 아니다. 우리는 예산안 전에 FTA 처리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며 “이게 암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황 원내대표가 전화해서 ‘그런 뜻이 아닌데 언론에 그렇게 나갔다’며 사과했지만 내가 귀띔도 해주지 않았다고 따졌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한미FTA 처리에 있어 골수 강경파였다는 점도 밝혔다.
노 수석부대표는 “사실 당내 최고 강경파는 김진표 원내대표였다”며 “김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의총에서 ‘더 이상 타협이 어려워 보이니 협상중단 선언하고 본회의장 점거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손학규 대표,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과 박지원 의원 등이 ‘투쟁은 하되 협상은 계속하면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얻어내라’고 해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협상에 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원내대표는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과 ‘여야정 합의문’을 만들어 서명했으나 당내 강경파로부터도 비판을 받았고, 결국 파기에 이르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강행처리를 알고도 당했든 몰라서 당했든 비난은 피해갈 길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래서 지난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혔지만 의원들은 강경했던 그의 입장을 알기에 이를 말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서둘러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데 대해선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면 바로 내년 총선 예비후보등록일이 다가와 의원들을 제대로 소집할 수 없으니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빨리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