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거래 활성화가 핵심인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는 거래를 활성화하면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다. 거래 활성화보다 집값 상승을 더 무서워(?)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부동산 거래에서 ‘매수 우위’란 답은 0.6%에 불과했다. 또‘매수우위지수’는 15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매수우위지수가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급매물만 쌓이고 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는 더욱 심각하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51㎡형은 한 달 전보다 1억원이 떨어지기도 했다. 일부 단지의 공인 중개사는 “무조건 팔아 달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분양시장도 냉랭하다. 보금자리주택 가운데 시흥 은계, 인천 서창, 부천 옥길 등에 공급된 게 대거 미달됐다. 인천 송도신도시도 미분양이 쏟아졌다. 심지어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공급하려던 웰카운티5단지는 사업을 재검토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아파트값이 떨어져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수도권 분양시장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160여만명으로 추정되는 하우스푸어(House Poor)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세입자가 집을 사면 하우스푸어가 되고 뛰는 전셋값을 못 올려주면 전세난민이 되는 상황이다. 올 들어 정부가 내놓은 다섯 번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전·월세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섯 번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만지작거리던 정부가 돌연 발표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크다. 물은 흘러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돈을 돌아야 한다. 부동산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진정한’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