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자도 꺼내지 않았는데… 요동치는 정치권

기대했던 답은 없었다. 사실 오전 7시부터 장사진을 친 취재진 누구도 답을 들을 거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그렇게 안철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정치권 전체를 농락(?)했다.

안 교수는 수원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출근길에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길을 실행에 옳긴 것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에 이는 파장과는 전혀 관계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쓰나미의 진앙지가 되레 딴 나라 지진을 바라보는 듯 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여기 오시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밤새 바깥에서 추운데 고생하실까봐 한 것”이라며 “특별히 기자회견을 한다거나 입장을 밝히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날 자택 앞에 모여든 기자들을 “내일 오전 수원에서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돌려보낸 데 대한 설명이었다.

안 교수는 그렇게 “간단히 몇 말씀만 드리고 질문은 받지 않고 학교에 일하러 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갖가지 정치적 해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안 교수는 예의 홍조 띤 미소로 답했다. 그는 이날 정치(政治)의 ‘정’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정치권은 안철수 쓰나미를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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