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강남 삼성동 부지 어떻게

입력 2011-11-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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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지방이전 어디까지 왔나]서울시 '컨벤션 센터 메카' 육성 계획

“이달 초 착공에 들어가면서 지방 이전이 피부에 와닿고 있습니다. 기쁘기 보다는 막막할 따름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인 한전에 13년째 근무하고 있는 A씨(남)는 걱정이 태산이다. 전남ㆍ나주 혁신도시 이전을 하게 되면 그곳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A씨는 가족을 두고 혼자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직장을 관두려고도 해봤지만 외벌이를 하는 터라 그럴수도 없다.

정부와 회사에서 해당 직원들에게 각종 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버릴수는 없는 일이다.

서울을 떠나 회사 인근으로 가보려고 몇번이고 생각을 해봤지만 올해 막 중학생이 된 아들과 초등생인 딸을 데리고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내려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선후배나 동료들도 대부분이 혼자 내려가서 생활을 하겠다고 한다.

A씨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여직원인 B씨는 이전지역 본사인 나주로 내려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남편과 자식을 놔두고 혼자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생이별을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회삿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B씨는 정부에서 결정한 만큼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쌓이는 불만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많다고 토로한다.

정부와 회사에서 다양한 혜택을 준다고 하면서 직원들의 등을 떠밀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혜택이 터무니 없다고 말한다. 주택자금을 저리로 지원하고 이사비용, 취ㆍ등록세 감면 정도가 정부에서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전부라는 것이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고 여타 공기업에서 조차 부러워 하고 있는 한전에 다니고 있지만 지금은 민간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는 B씨. B씨는 어떻게 해서든 본사에서 빠져나와 서울 인근의 지역본부로 보직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 만약 이도 여의치 않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직장을 관둘 생각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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