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파트너'로 데뷔 23년만에 첫 전라 노출
영화 개봉 전 인터뷰를 위한 만난 김혜선은 상기된 표정으로 촬영 당시를 설명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벗었단 민망함이 아닌 도전에 대한 성공을 이룬 자신감이었다.
김혜선 “네가 배역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선입견을 갖는 분들이 많은 데 오히려 반대였다”면서 “이런 배역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맡은 배역은 요리 연구가 희숙. 바닥난 영감과 자꾸만 떨어지는 긴장감을 찾기 위해 연하의 제자와 육체적 로맨스를 즐기는 역할이다. ‘육체적’이란 단어에서부터 영화의 노출 수위를 짐작케 한다. 그는 “처음 감독님한테 시나리오를 받아 읽어 보는데 ‘너무 쎈거 아닌가’ 할 정도로 수위가 높았다”면서 “그런데 나보고 하라는 말에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며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대체 얼마나 영화 속 노출 수위가 높길래 주연 배우의 입에서 ‘쎄다’는 말이 나올까. 김혜선은 “편집을 하시는 분이 ‘어떻게 하면 걸리지 않을까 고생했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영화 속 노출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졌다. 그는 “노출신을 베드신이라고도 하지 않냐”면서 “하지만 ‘산호’(극중 커플)와 나는 촬영이 끝날 때 까지 단 한 번도 침대를 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연하 커플인 실제 띠동갑 후배 김산호와의 베드신 중 온 몸에 초간장을 바른 채 이뤄지는 애정신은 할리우드 에로무비의 고전 ‘나인 하프 위크’를 능가할 정도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촬영 현장에서도 워낙 배역에 몰입해 자신이 벗었는지 조차 모를 때가 많았단다. 오히려 남자 스태프들과 상대역인 김산호가 당황할 정도였다고.
김혜선은 “촬영 기간이 좀 지나고 산호도 분위기에 익숙해지자 너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더라”면서 “나중에는 숨소리마저 거칠어져서 당황할 정도였다. 하지만 감독님은 너무 좋아하더라”고 얼굴을 붉혔다.
영화가 워낙 수위 높은 노출이 주를 이루기에 인터뷰 주제도 그쪽으로 흘러만 갔다. 출연 결정도 배역에 대한 목마름이라고 그는 전했다. 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을 듯하다. 김혜선은 “데뷔 당시에도 물론 벗는 배역이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벗으면 시집도 못가는 줄 알았다. 그만큼 순진했다”면서 “결국 드라마로 넘어가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에 대한 갈증이 커갔고, 그 정점에서 이번 작품 제의가 들어왔다”며 “솔직히 고마웠다. 내가 섹시한 이미지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배역을 준다고 하니 얼마나 감지덕지냐”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김혜선은 슬하에 남매를 뒀다. 큰 아들이 벌써 중3이다. 엄마의 노출에 혹시 사춘기 아들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이 같은 우려에 김혜선은 손사레부터 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배우란 직업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교육시켰다”면서 “큰 아들 역시 현재 외국인 학교에 다녀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열려 있다. 아들이 미성년자만 아니면 시사회에도 같이 참석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로 인해 노출 데뷔를 한 셈이라며 웃는 김혜선. 그는 “단순히 벗기 위한 영화만 아니면 앞으로 벗는 것에 주저함이 없을 듯하다”면서 “이번 영화보다 더 쎈 배역이 들어올지 의문이다. 여기서 더 쎄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텐데 말이다”며 농담을 건낸다.
현재 두 아들에게 아빠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그에게 이상형을 물어봤다. 극중 배역과 같은 연하남은 어떨까. 인터뷰 내내 개방적인 성향을 드러낸 그지만 남성상에 대해선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절대 연하 불가란다. 그는 “단 한 살이라도 어리면 난 무조건 ‘동생’이다. 나이에 대한 선이 분명하다”면서 “내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연상이 아직은 좋다”고 말했다.
김혜선은 이번 영화를 두고 단순히 노출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갈망에 대한 영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40대란 나이가 일반적으로 좀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지 않나. 그 나이에 접어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쟁취를 그리고 있다면 너무 거창할까”라고 되묻는다.
영화 ‘완벽한 파트너’는 오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