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취재하던 기자를 감금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내용의 한 긴급구제 요청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충돌 상황을 취재해 온 미디어충청 정재은 기자는 9일 "해군이 취재하는 나를 붙잡아 사진 삭제를 요구하면서 전화 통화도 하지 못하게 하고 성희롱 발언과 욕설까지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정 기자는 지난 7일 오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이 강정마을 해안의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는 과정을 취재하다가 1시간20분 가량 해군에게 붙잡혀 있었다.
해군은 사진 삭제를 요구하고 전화 통화를 막으면서 정 기자가 항의하는 동안 동영상으로 정 기자를 촬영하고 '아가씨냐 아줌마냐', '완장은 왜 차고 있냐'며 비아냥거렸다고 정 기자는 전했다.
다른 해군은 '북한에서 온 기자냐'며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기자는 지난달에도 취재 완장을 차고 기자 신분을 밝혔음에도 시위 참가자와 함께 경찰에 연행됐다가 다음날 풀려났다. 인권위는 사전조사를 거쳐 긴급구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해군 측은 "정 기자를 감금하거나 폭언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