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에서 ‘19대 총선 승리를 위해 새인물의 대거 영입과 고령 의원들의 출마 포기 유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 극심한 반발이 일고 있다.
특히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은 9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거센 불만을 표출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여연은 공천 기준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라며 “여연이 공천 교체 지수를 만들고, 소통지수를 만드는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참 어이없다”고 비난했다.
유 최고위원은 “언제 우리 당 대표와 지도부가 여연에 ‘공천 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한 적 있는가. 제 기억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령, 지역, 선수가 공천기준이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수도권과 충청, 영남의 공천 기준이 다를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앞으로 얼음같이 투명하고 차갑게 당 대표든 최고위원이든 성역이 될 수 없는 기준을 만들어 제대로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건 유출 방식도 굉장히 구태적”이라며 “고의적 유출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왜 여연에서 이상한 보고서가 나왔는지 당 대표가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재 의원도 “하필 한미FTA 처리로 굉장히 어려운 이 때를 맞춰 공천개혁이니 물갈이론이니 하는 것을 당 공식기구에서 내놓는 것이 도대체 이해 안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봉 의원은 “신한국당 이래 당에 위기가 오거나 총선이 가까워지면 늘 해괴망측한 논리가 전개됐다”면서 “소위 영남 물갈이론이라는 망령”이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당의 기반이 영남이었고 그래서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면서 “지금 영남의원들이 당의 지지도만 갖고 공짜로 당선됐나. 거기에도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안정적인 영남지역에 (인물을) 갈아 끼워본들 어차피 당선되는 건 마찬가지인데 당에 이익이 되겠나”라며 “여야가 팽팽히 맞서는 경합지역인 수도권에 참신하고 신망 받는 인사를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