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선물투자…검찰 확증 잡았나

입력 2011-11-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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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최 회장...선물투자 왜?

검찰이 SK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투자와 관련해 계열사 돈을 횡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그룹이 “최 회장이 횡령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듯이 그동안의 검찰수사에서 별다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자 마지막 수단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여기에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유와 이동통신 등 서민물가와 직접 관련있는 사업이 주력사업이어서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움을 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 회장 선물투자 손실액 5000억원(?)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준홍 씨가 대표로 있는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에 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한 자금 2800억원 가운데 500억원 정도가 자금 세탁을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동원했다는 혐의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홍 씨는 SK그룹 상무 출신으로 코스닥 상장사 글로웍스의 주가조작에 가담해 120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다.

지난 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최 회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라고 밝히면서 제기됐던 회사 공금이나 비자금을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근거없는 루머가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최 회장이 선물투자를 통해 본 손실액이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인 4000억원대에 달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자금 출처 역시 개인 주식을 담보로 제 1금융권 대출은 물론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저축은행을 통해서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회장은 투자금 대부분을 날린 상황에서 저축은행에 대한 금감원 조사까지 겹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금융권에서 가압류 신청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SK그룹의 선물투자 관련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당시에는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이 SK해운 자금 7800억원을 들여 해외 선물투자에 나섰다가 90% 이상의 손해를 보고 구속된 적이 있다.

◇재산 3.2조원 최 회장...선물투자 왜?

재산 규모 3조2000억원, 국내 부호 3위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자금까지 동원해 리스크가 높은 선물투자에 나선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사촌간 계열분리와 이에 따른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최 회장이 유동자금 확보 차원에서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강화를 위한 실탄 확보가 절실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 순환출자 해소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로 본다”고 밝혔다.

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사촌 최신원·창원 형제와의 계열 분리에 대비하기 위해, 또는 SK증권 지분을 매입하기 위힌 자금 확보를 위해 선물 투자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03년 분식회계 사태 이후 안정적인 지분확보는 물론 지배구조를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계열분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는 최신원 SKC 회장이 창업주의 아들이라는 혈통적인 문제가 배경에 깔려있기 때문.

현재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최신원 회장, 최창원 부회장 등이 그룹사를 나눠 맡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ㆍ창원 회장 형제는 사촌간으로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통신)과 SK이노베이션(정유) 등 그룹 주력사를 갖고 있고, 최신원 회장은 SKC 계열을 맡고 있다. 최신원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 SK건설 SK가스 3사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다.

◇계열사 전체로 불똥 튀나= 이번 SK그룹의 검찰 압수수색은 계열사의 각종 경영 현안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수사로 인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SK그룹의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정책금융공사,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 채권단도 본입찰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사업강화, 해외 자원개발 확대, 윤활기유 등 해외시장 진출 등 최근 진행중인 사안도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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