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봉쇄에 실랑이 벌어지기도… “회사 직원으로서 걱정 커”
“계속 이렇게 나오실 겁니까. 법대로 합니다 그럼?”
8일 오전 6시30분경.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서린동 SK그룹 로비에선 한 바탕 고성이 울렸다. 검찰 관계자들과 SK그룹 경비원들 간의 실랑이 때문이다. 출근을 준비 중인 일부 몇몇 SK그룹 직원들은 로비에서 서성거리며 이를 걱정스런 눈빛을 지켜봤다.
이날 SK그룹의 입구는 전산상의 문제로 통제돼 검찰의 발목을 잠시나마 묶었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를 고의적인 행위로 보고, 직원들에게 통제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10여분이 지나서 검찰은 입구를 통과, 29층과 32층 등 SK(주) 사무실 조사에 들어갔다.
1층에선 로비 보안 직원들이 핸드폰으로 “31층부터 33층까지 아무나 문 열어주지 마세요”면서 “큰일납니다. 문 막 열어주지 마세요”라고 다급히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SK그룹 내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날 SK그룹 직원들은 검찰 관계자들이 파란색 압수수색 박스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직원들은 취재진과 검찰의 움직임을 옹기종기 서서 지켜보기도 했다.
빌딩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SK그룹의 직원들은 “출근하자 마자 취재진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있어서 놀랐다”면서 “회사 직원으로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SK그룹 홍보팀 관계자도 “갑자기 새벽에 이런 일이 터져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고, 관련 내용을 현재 파악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거액 선물투자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출자한 자금 28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총수 일가로 빼돌렸다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