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심화·투자자 불안 반영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7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연기했던 30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EFSF는 이날 발행한 채권을 모두 파는 데는 성공했으나 당초 예상보다 발행금리가 높아지고 수요도 예전 만큼 강하지 않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심화하고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상황을 반영했다.
EFSF가 아일랜드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발행한 이번 채권은 2022년 만기인 10년물 채권으로 수익률은 3.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채권 수익률 대비 0.8%포인트 높아졌고 기존 2021년 만기 EFSF 채권 수익률인 3.375%보다 0.17% 포인트 높은 것이다.
EFSF가 지난 1월 처음으로 50억유로 어치의 채권을 발행했을 당시의 매입 수요는 445억유로, 지난 6월에 2021년 만기 채권 50억유로 어치를 발행할 때의 수요는 80억 유로였다.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EFSF가 또 세계 투자가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여름 이후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면서 금융시장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금리가 높아졌음에도 EFSF로선 아일랜드 구제금융 집행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채권 매각을 단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EFSF는 그리스 사태가 악화되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등 다른 유로존 국가로 전염되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 위한 EU 기구로 지난해 6월 설립됐다.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둔 EFSF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자체 채권을 발행했다.
EFSF 채권은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유로존 우량국가들이 공동 보증하고 있어 ‘AAA’로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