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진통을 거듭 중인 ‘당 쇄신안’과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한 뒤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홍준표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쇄신 논의는 이제 출발 단계”라며 “앞으로 쇄신연찬회를 통해 끝장토론을 거쳐 모든 의견을 수렴한 후에 최고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원내·외 인사 모두 참여한 ‘쇄신연찬회’를 열기로 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중앙당사 폐지 △비례대표 50% 국민경선으로 선출 △당·민 정책협의회 개최 △SNS 강화 등을 담은 쇄신안 초안을 구두 보고했다.
그러나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런 쇄신안으론 어림도 없다”며 반발했다.
유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직후 처절히 반성하고 우리 잘못 깨닫고 인정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국민이 뭘 원하는지 저희가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상태부터 바꾸고 자세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원점에서 우리가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모오는 연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가 쇄신안 내용을 언론에 먼저 흘리고, 언론이 최고위원들에 입장을 다시 묻는 식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 “굉장히 놀랍고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당 대표부터 모든 기득권과 부당한 관여를 않겠다는 약속과 실천없이는 또다시 되풀이되는 한나라당식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원 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당내에선 금시초문인 게 언론에서 물어본다”며 “최고위에 먼저 사전에 얘기를 해야지,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이게 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김기현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와 관련, “더 이상 지체 되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미 FTA는 국익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야당이 당리당략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며 “한미 FTA를 조속한 시일 내에 국익을 위해 당당하게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