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SKT 단독입찰로 가나

입력 2011-11-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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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경쟁입찰 어렵다 결론, 하이닉스에 14일 이사회 개최 요청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SK텔레콤 단독입찰로 가닥을 잡았다. 본입찰 예정일(11월10일)이 다가왔지만 SK텔레콤 외에 신규 입찰참여 의사를 나타내는 곳이 없어 ‘경쟁 입찰’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가 유상증자를 통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채권단 내부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단독 인수 후보인 SK텔레콤이 제시하는 가격 수준에 따라 하이닉스 매각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하이닉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4일 “특혜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기업 12곳에 입찰안내서를 발송했지만 SK텔레콤 외에 나서는 곳이 없다”며 “사실상 경쟁입찰이 어렵다고 보고 단독 입찰을 상정해 매각 절차를 밝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 9월 STX그룹의 인수전 참여 포기 이후 본입찰을 두 차례 연기했다. SK텔레콤 외에 다른 인수 후보를 찾아 ‘경쟁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내실다지기에 나선 기업이 많다”며 “소위 ‘들러리’를 설 기업조차 찾을 수 없어 SK텔레콤의 단독응찰이 확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에선 LG전자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점쳐지기도 했다. LG전자의 현금 보유액 2조7000여억 원과 유상증자분 1조원을 더하면 증권가가 3조원 안팎으로 추정하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실탄’을 충분하게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에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LG전자에 대한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하면서 M&A와 같은 리스크 높은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며 “추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이닉스 매각이 단독 입찰로 진행되면 SK텔레콤이 제시하는 인수 가격이 매각 성사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 후보가 채권단이 용인할 수 있는 가격을 써 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적정 가격 밑으로 제시할 경우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본입찰 후 기준가격이 정해질 때까지 주가 상승으로 커질 수 있는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사회를 14일에 열어달라고 하이닉스에 요청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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