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이자 ‘눈덩이’

신용대출금리 7% 돌파…부실화 우려 점차 고조

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은행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라 올해 들어서 2008년 금융위기 후 3년만에 7%를 돌파했다. 여기에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총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5.35%였으나, 올해 9월 말에는 5.86%에 달해 9개월 만에 0.5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8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9개월 새 무려 3조2000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특히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5.81%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9개월 만에 무려 1.25%포인트나 뛰어올라 올해 9월에는 7.06%를 기록했다. 2007년 6.72%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7.48%로 뛰어올랐다가 2009년 5.96%, 지난해 평균 6.01%로 급격히 낮아졌었다.

신용대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8.44%)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8%대로 뛰어올라 9월 8.27%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9월 말 5.23%로 지난해 말 4.71%보다 0.52%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으로 이와 연동된 신용대출 금리가 같이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CD금리는 0.78%포인트 올랐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훨씬 높은 1.25%포인트 증가했다.

따라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억제를 빌미로 의도적인 대출금리 인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가계대출 억제 후 은행들이 앞다퉈 대기업 대출에 나서면서 9월 한달에만 대기업 대출은 3조원 넘게 늘었다.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는 8~9월 0.2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9월 증가액이 623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계대출이 억제되자 은행이 가계대출의 고삐를 쥐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8~9월 0.2%포인트나 올랐다. 결국 대기업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본 손실을 가계대출 금리를 올려 보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의 연체가 경기에 후행하는 속성상 향후 가계대출 연체가 예고된다는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대출 연체로 내몰리기 때문에 대출 연체율은 통상 경기에 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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