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이어 금호타이어 지분도 전량 매각… 박삼구 회장 움직임도 ‘청신호’
금호석유화학의 계열분리 움직임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연관된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지분을 연이어 전량 매각하면서 자체 계열분리 준비에 나서고 있다.
금호석화는 1일 금호타이어 지분 전량인 10만500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금호석화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고 분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 7월 계열분리를 위해 금호산업의 지분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당시 금호석화는 금호산업 주식 9만4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금호석화가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처분하기로 결의하고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한데 따른 것이다.
금호석화는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전량 매각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위한 우리 만의 자체 준비는 이번 금호타이어 지분 전량 매각으로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그룹과의 연결고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와 선을 분명히 긋게 됐다” 말했다.
또한 최근 박삼구 회장이 보이는 금호석화 지분 매각 움직임도 계열분리에 청신호로 제기된다.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석화 지분 5.3%를 매각, 자금을 마련한 뒤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활용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박 회장은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보다 그룹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금호석화 지분 매각을 지속적으로 미뤄왔다. 박 회장 측이 금호석화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만 낮추면 박찬구 회장 측이 계열분리에 나설 수 있다.
금호석화 입장에선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움직임이다. 박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면 계열분리 추진도 8부 능선을 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지분 매각 움직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하면서 자체 준비를 끝냈고, 이후 박 회장만 지분을 매각해주면 계열분리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2009년 박삼구, 박찬구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으로 사실상 그룹이 쪼개졌다. 이후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그룹 회장으로 복귀해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