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증권도 팔아야 하나”

입력 2011-11-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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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증권 지분 매각 결정에 SK 고뇌 깊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금융업에 대한 애착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SK그룹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SK증권 지분을 1년 이내에 매각하고 현행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50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SK그룹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및 지분 처분명령에 대해 “공정거래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위법 상태가 돼 안타깝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SK증권 처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심 정부와 정치권에는 서운한 눈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SK글로벌 사태 이후 그룹의 체질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현행 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본의 아니게 법 위반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그동안 SK증권 지분 처분에 대한 논란이 일 때마다 정부가 법개정을 통해 지주회사의 금융사 보유금지 조항을 궁극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정부가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과징금을 부과하고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린 데 대해 SK그룹은 내심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더욱이 최 회장이 금융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도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뼈아프다.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글로벌 사태 당시 경영권을 위협받았던 사실도 가슴 아파했지만, 2005년 SK생명을 미래에셋에 매각할 때 특히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SK그룹은 앞으로 1년 내에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현재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보유허용 관련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극적으로 관련개정법안이 통과된다면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는 정치권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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