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10.26 재보선 패배 직후 자신을 둘러싼 지도부 책임론 관련해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이까지 차올라 패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홍익대 인근 호프집에서 가진 대학생들과의 깜짝 미팅에서 이같이 말한 뒤 “더러워서 참는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안철수 현상에 대해 “안 교수가 정치판에 들어오면 한 달 안에 푹 꺼진다”며 “컴퓨터 바이러스 하나 갖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밑에서부터 커 올라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지, 베일에 가려 있다가 신비주의로 등장해 반짝한다고 해서 (나라를) 맡길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한미FTA 비준안 처리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선 “더러워서 정치 못 하겠다.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도 안 지킨다”며 “내년에는 강호동이나 이만기를 (한나라당으로) 데려와야겠다. 한판 세게 해뿌리던지…”라고 혀를 찼다.
홍 대표는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하자 기초단체장 8곳의 승리를 강조하며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 이번 선거는 노사이드(무승부)”라고 말해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대학생들은 “한나라당은 부자정당이다” “젊은이들은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싫어한다” “한나라당은 국민보다 높이 있다” 등 신랄한 비판을 제기하며 홍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홍 대표는 재보선 패배 주요원인으로 지목된 2040 세대와의 소통 부족을 해결키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으며, 1일 저녁에도 20~40대 금융인과 타운 미팅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