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트리셰 ECB 총재 “쉬운 결정 없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31일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ECB의 결정은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CNBC TV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ECB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채 매입에 대한 일각의 비난을 반박하며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CB는 작년 5월 사실상 차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금리를 적용 받은 그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유로존 재정 위기가 확산되자 지난달 국채 매입을 재개했다.

트리셰 총재는 국채 매입에 대해 ‘임시적인 조치’라며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ECB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본연의 책무에서 벗어났다는 비난을 받았다.

트리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구제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 체면이 손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으로 지원받지 않으면 선진국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 모두는 글로벌 시장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리셰 총재는 8년 임기를 마치고 11월1일자로 ECB 총재직에서 물러난다.

트리셰의 뒤를 이어 취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신임 총재는 2005년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를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며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드라기는 2002∼2005년에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런던 지점에서 부회장 겸 관리 이사로 근무하면서 국제적인 인맥을 쌓았다.

그는 오는 3일 ECB의 첫 금융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