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가 1조원 규모의 대학 등록금 무이자 대출 제도를 추진한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20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에서 매 학기 1000억원 규모로 총 1조원에 달하는 등록금 무이자 대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출적용금리를 비롯해 대출자의 연령 및 학점 등의 조건 항목을 폐지하고 소득 7분위 이내로 대출자의 기준을 설정했다. 추진과제 목표 시기는 내년 1학기이다.
대출 상환기간은 대학 졸업 1년 후 5년이며 대출사업은 1차년도에 2000억원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공공성이 있어야 할 금융기관의 노동조합으로서 공익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향후 바람직한 은행,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은행에 대한 운동이 요구된다”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 제도에 대해 외환은행 측과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실제로 도입될 지 미지수이다. 노조 측도 “세부 사항은 은행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혀 대출 재원부터 시행 가능성까지 명확한 부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대출로 자칫 신용불량자를 양성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론스타가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외환은행 노조가 동정표를 얻으려는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도 일고 있다.
노조 측은 론스타 이후의 차기 경영진과 사업을 시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출 재원 마련은 은행 자금과 직원의 급여에서 일부를 기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무이자 대출로 발생하는 비용은 직원들의 기부와 은행 비용으로 해결토록 할 것”이며 “직원들의 참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수 외환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여신파트의 조합원과 사전 검토를 마친 것”이라며 “오늘 저녁 중 은행에 정식으로 사업추진 내용을 문서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