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10%p 인하 합의봤다…‘펄펄뛰는’면세점·‘의기양양’구찌

입력 2011-10-1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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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 일부 허용·인건비 부담 등 구찌 제안 ‘꼼수에 불과’ 면세점 “동의한적 없다 협의하겠다”

구찌의 횡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는 최근 롯데·신라·파라다이스·동화 등 한국 면세점 4곳에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라고 요구, 합의를 봤다며 의기양양한 반면에 업계는 수수료 인하안에 대해 동의한적 없다며 펄펄 뛰고 있다.

18일 구찌의 한국지사인 구찌그룹코리아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올해 5월 초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파라다이스면세점, 동화면세점에 자신들이 내는 판매 수수료를 기존보다 10% 포인트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수수료율 변경은 내년 봄·여름 상품 주문 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구찌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사업 모델 변화에 따라 업계 상황과 조건에 맞춰 국내 면세점 4곳에 수수료율을 10% 포인트씩 인하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당사자가 모두 동의했다”며 “내년 봄·여름 상품부터 수수료를 인하해 적용하겠다고 제안했고 면세점이 그럼에도 해당 시즌 제품을 주문했기 때문에 동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면세점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찌 측에게 수수료 인하 안을 제안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의한적이 없다는 것. 면세점 측은 시장지위를 이용한 무리한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수수료 변경 자체가 없었다”며 “구찌 측과 협의를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도 수용불가 입장인 가운데 파라다이스면세점, 동화면세점은 점유율이 큰 롯데와 신라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통상 제품 판매 시점보다 1년 가까이 앞서 주문을 하기 때문에 일단 발주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면으로 동의하지 않은 이상, 주문과 수수료 인하는 별개로 취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찌는 수수료 인하안은 제시하면서 그간 면세점과 절반씩 부담하던 인건비는 구찌가 모두 부담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또 면세점이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되 반품을 허용하지 않던 방식을 구찌가 정한 제품을 공급하고 일정한 조건에서 반품할 수 있게 하는 조건도 내걸었다.

반품 일부 허용이나 인건비 등을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한 구찌를 두고 업계에서는 생색내기가 꼴 사납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이익은 이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라며 “구찌는 무리한 요구에 이어 꼼수까지 부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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