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승리 노려…공화 겨냥한‘反월가 시위’지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버스투어를 재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버스투어에 나서 2일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애슈빌, 제임스타운을 거친 뒤 버지니아주의 엠포리아로 이동하고 19일에는 버지니아주 랭리에서 미셸 여사와 합류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투어 첫 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프레처를 방문해 4470억달러 규모의 ‘일자리 법안(AJA)’을 통과 시킬 것을 의회에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일자리 법안에 대해 “진정한 일자리 창출법안”이라며 “당신들이 선출한 그들이 옳은 일을 하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일자리 법안은 지난 11일 주로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연방 상원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법안을 제시한 지 어느덧 6주가 지났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 통과가 지체되고 있다”고 거듭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일자리 법안에는 350억달러를 투입해 교사들과 경찰관, 소방관들의 해고를 막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105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최근 미 전역에서 들불처럼 일고 있는 ‘반 월가 시위대’의 열기를 접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목표는 월가가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하게 하도록 놔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와 공화당을 비난하는 행보가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시위대가 주창하는 이른바 ‘99%’를 우군으로 삼고 공화당을 1%의 부자들을 옹호하는 세력으로 인식시키려는 고도의 선거전략이 오바마 재선진영에 의해 채택됐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 헌정식에서 “킹 목사는 우리가 월가의 무절제와 맞서 싸우길 원했을 것”이라며 월가 점령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앞서 반 월가 시위에 “평범한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에 첫 번째 버스 투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버스투어는 공화당이 당시 대선 후보주자에 대한 비공식 지지율 투표인 ‘에임스 스트로 폴’을 개최해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자 이에 대한 맞불 작전 성격을 짙었다.
미 정치권은 벌써 한 달째 진행되고 있는 월가 점령시위를 놓고 양분되는 분위기다.
시위대에 한발 다가가려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이에 맞서는 공화당 진영이 내년 대선까지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이라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