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이며 실천하는 비판가이고 청춘의 멘토인 박경철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남다르다. 전작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 학생들의 필독서로 지정되면서 중고등학교로부터 저자강연 요청이 잇따랐고, 그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도 제가 좋은 대학을 가거나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말대로 살면 희망이 있을까요?”
그 질문은 천둥 같은 울림이었고, 공감력 부재의 증표였다. 그렇게 멀어 있던 눈이 크게 떠진 후 저자는 그들의 언어로 말하고 그들의 가슴으로 공감하며 제대로 된 대화와 소통을 하는데 전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는 안철수 교수와 의기투합해 함께했던 ‘청춘 콘서트’로 이어졌다.
강연장에서 만난 청년들의 뜨거운 가슴과 맑은 눈빛, 그들의 고뇌와 방황은 매번 그에게 반성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6년간 그들과 나눈 소통과 교감의 기록을 이 한권의 책으로 엮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작은 성취를 앞세워 ‘인생은 도전’이라는 상투적인 조언을 남발하거나 감상적인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대신 아프지만 청년들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냉엄한 현실을 전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고뇌로 가득한 시행착오의 기록’이자 ‘가슴 뜨거운 열정의 산물’이고 ‘젊음이 젊음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저자는 이처럼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머릿속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히 좋아 보이는 것, 기발하고 멋져 보이는 목표들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허울 좋은 스펙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세뇌된 채 진정한 자기 꿈과 목표가 무엇인지조차 생각할 겨를 없이 기성세대가 만든 시스템에 휘둘린 결과다.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출발한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 ‘나를 찾아가는 시간’에서는 무엇보다 자아찾기가 주를 이른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기 성찰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2장 ‘세상과의 대화’에서는 세계 인식을 다루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탐색을 시도했다면, 외부 세계로 눈을 돌려 나 외의 것들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자는 것이다. 3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나를 감동시키는 자기혁명’에 대해 다룬다. 자아를 찾고 세계를 인식했다면 틀을 깨는 작업이 필요하다. 스스로가 정한 한계와 프레임의 감옥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단계다. 그리고 자기혁명을 위한 보다 실전적인 지침을 담은 것이 4장인데 ‘자기혁명을 위한 배움과 성장’이라는 대주제 아래 청년의 애티튜드, 지혜와 지식을 구분하는 법, 진짜 학습이 되는 공부법, 시간활용, 책읽기, 글쓰기 등을 프랙티컬하게 다룬다. 마지막 장 ‘미래를 여는 변화와 도전’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변화의 큰 물줄기와 미래 패러다임에 대해 보다 거시적인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이러한 주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사뭇 진지하다. 한올한올 저자 본인의 삶과 체험이 녹아들어 있기에 그 진정성의 농도가 짙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들처럼 말랑말랑하게 읽히거나 손에 잡히는 처세의 한방을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맹목적인 희망과 긍정성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한줄한줄 행간의 의미를 곱씹으며 글줄을 넘기다보면, 어느새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머리가 번쩍 뜨이기도 한다. 마치 죽비소리처럼 따끔한 일침을 맞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