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상 중단?...침체 방어에 초점 맞출 듯

입력 2011-10-07 07:13수정 2011-10-0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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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금리 인하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이 3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내달 인하를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ECB가 금리 동결 결정을 하면서 통화 정책 변경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경제침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ECB는 올해 들어 지난 4월에 이어 7월 각각 금리를 0.25% 올리면서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내비쳤으나, 이런 금리 인상 기조는 6개월 단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ECB의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다.

회의 결과가 임박함에 따라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ECB는 지난달 금리 동결 결정 당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물가 상승 억제보다는 경제침체 우려 쪽에 무게를 뒀다.

이번 회의에서 ECB의 금리 동결 결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난 9월 물가상승률이 전월의 2.5%에서 3.0%로 급등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은 난방비 등 에너지 비용 상승에 국한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물가 상승 요인이 상당히 누그러질 전망이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집행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하하는 것에도 찬반이 있었다”면서 “금리를 조정하는 쪽에 상당한 무게를 뒀지만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노르디아은행의 닐스 크리스텐젠 수석 외환전략가는 “올해 2번이나 금리를 인상한 상황에서 얼마 되지 않아 금리를 다시 인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CB가 지난 7월 금리를 올린 뒤 3개월 만에 인하로 기조를 바꿀 경우 지난 두 차례의 인하 판단이 틀렸거나, 현재 경제침체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자인하는 셈이 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마리오 드라기 ECB 차기 총재가 내달 자리에 오르자마자 금리를 내리게 되면 자국인 이탈리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차기 총재의 금리정책에 대한 노선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그가 재정위기 핵심국인 이탈리아인이라는 것과 ECB내 ‘매파’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ECB의 통화 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경제침체 방어 쪽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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