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출마 권리 부여...2015년 지방선거 참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이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25일(현지시간) 차기 지방선거부터 여성이 투표는 물론 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슬람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의 정치 참여를 막아온 사우디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이다.
압둘라 국왕은 “여성들에게 의회 격인 국왕자문기관 ‘슈라위원회(Majlis Ash-Shura)’의 위원이 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여성들은 오는 29일 예정된 지방선거에는 투표할 수 없지만, 2015년 열리는 3번째 지방선거에서는 참여하게 된다고 FT는 전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슬람 법인 샤리아 율법에 따라 여성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은 안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고위 성직자들과 심사숙고 끝에 다음 지방선거부터 여성을 (투표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들이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이 여행을 하거나 직업과 학업과 관련해서도 남성 보호자의 허가서가 필요하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 2009년 최초로 여성 차관을 등용하는 등 개혁을 시도했지만 최근 중동 민주화 물결과 함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압둘라 국왕은 참정권 확대 등 민주화 요구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지출과 공무원 급여 인상을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