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이사회 레인 의장, 절친 아포테커 경질에 동조
비즈니스 세계에 영원한 친구는 없다.
휴렛패커드(HP) 이사회의 래이 레인(64) 의장은 ‘20년 지기’인 레오 아포테커 전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하는데 동조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레인 의장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HP 이사회에 합류한 이유 중의 하나는 아포테커와 함께 일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도 이번 경질 직후 “아포테커가 회사 전략을 수립, 실행, 운영하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HP 이사회는 전날 멕 휘트먼을 신임 CEO로 영입했다고 발표하고, 레인 이사는 상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이사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했지만 의사결정권이 없는 비상근 이사였다.
WSJ는 레인 의장이 아포테커의 전임 CEO였던 마크 허드가 회사를 그만둘 때에도 비슷한 입장의 변화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크 허드가 2005년 이 회사의 CEO로 선임될 때 탁월한 결정이라고 말했으나 지난해 가을 이사회 이사직에 선임된 후에는 마크 허드를 경질한 이사회의 결정을 지지했다.
컨설팅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의 선임 파트너 출신인 레인 의장은 소프트웨업체인 오라클로 옮긴 후 영업에 재능을 보이며 CEO인 래리 엘리슨에 이어 2인자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2000년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임 직후 “오라클 내부에는 래리 엘리슨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는 ‘예스맨’ 밖에 없다”며 “그들은 래리가 없으면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모르는 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래리 엘리슨은 “레인이 CEO가 되려고 그에게 맡겨진 책임을 축소시켰다”고 주장하는 등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앞서 최근 전화로 해고통보를 받아 화제가 됐던 야후의 전 CEO 캐럴 바츠도 지난 8일 미 경제전문지 포천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이사회 의장인 로이보스토크가 해고 통보를 하면서 한마디 위로의 말도 없이 변호사가 준비해 준 원고내용을 그대로 읽기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는 당시 “원고를 읽지 말고 자신의 말로 직접 통보할 용기는 없느냐”며 “당신이 더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