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최소화·대응능력 강화에 초점 이건희·정몽구 등 그룹 총수 현장 직접 챙겨
내년에도 전세계 경제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저성장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계는 내실다지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4% 이하인 3.6%로 전망하고 있어 국내 주요그룹들은 내년 살림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같은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직접 현장으로 나가 상황파악 및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내년 경제전망 결과를 바탕으로 각 계열사별로 경영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 날 화성에 있는 메모리반도체 16라인 준공식에서 어떤 경영화두를 꺼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회장은 지난 4월부터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에 출근한 이후 각 계열사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그룹현황을 파악, 스스로 위기상황을 진두지휘하기 위한 경영화두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환율변동성이 심하고 유럽지역의 경제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 시황변동에 즉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주요 판매 시장인 미국, 유럽, 중국의 경제사정이 악화될 경우 타격이 심하기 때문에 일일 판매상황 점검과 재고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유럽시장상황을 직접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 유럽지역 출장에 나서 체코공장 방문 등 현장 경영에 나섰다.
SK그룹은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SK텔레콤(SKT)을 중심으로 한 체질개선으로 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다음달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부문을 분사키로 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2개월의 단SK는 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 유가, 금리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업종별로 1~2개월의 단기 경영 계획을 수립해 최적의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
LG그룹도 불확실성 시대에는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 연구개발(R&D)과 우수인력 확보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그룹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의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결과를 바탕으로 11월말~12월초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구본무 회장도 하반기 컨센서스 미팅에서 계열사 사장단에게 내년 경제상황에 따라 위기대응능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원료가격 상승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현재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자원개발사업을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과 함께 하면서 시너지 제고와 사업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정준양 회장도 최근 현장점검을 강화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원가절감과 새로운 조업운영방안 개발 등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마련을 주문하고 나서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당장 위협을 가할 수준은 아니지만 수출위주인 국내 기업 현실상 대외경영상황 악화는 장기적인 악재”라며 “재계 총수들이 직접 나서면서 위기대응능력 제고와 함께 중장기적 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