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7회 연속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내년 런던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오만과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남은 조별리그 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홍 감독은 이날 경기에 총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같은 조에 편성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6경기를 치른다. 조 1위에만 올림픽 직행권이 주어지는 까닭에 승점과 골을 초반부터 확고하게 쌓아야 한다. 각 조 2위는 따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서 아프리카 예선 4위와 와일드카드를 놓고 다투게 된다.
오만과의 1차전을 앞둔 한국은 2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비공개로 열린 마지막 훈련에서 필승 전술을 다듬었다. 한국은 21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선수단 회의를 열어 오만의 전술과 개별 선수의 경기력을 되짚어본다.
홍 감독은 "오만이 지난 6월 평가전 때보다 수비 압박이 강해지는 등 달라졌다"고 경계하며 "우리는 오만의 약점을 찾아내 이를 공략할 전술도 완성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오만의 수비를 뚫고 최대한 빨리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을 제압한다는 것이 홍 감독의 복안이다.
하메드 칼리파 하메드 알 아자니 오만 감독은 "예전의 우리가 아니다"며 "한국과의 경기를 위해 전열을 특별히 개편했다"고 말했다.
◇선제골·집중력이 승부 가른다 = 한국과 오만의 23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6월 강릉에서 한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한국은 당시 전반에 0-1로 지다가 후반에 세 골을 터뜨려 역전승했다.
두 팀은 평가전의 경기 흐름을 돌아보며 이번 싸움에 대비하고 있다. 아자니 감독은 집중력 부족을 치명적 문제라고 판단하고 한국과의 대결에 앞서 전열까지 재편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선제골을 얻어맞아 원하는 대로 경기를 이끌어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되씹고 있다. 지난 6월 요르단과의 2차 예선 1,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적이 있어 선제골을 상대편에 허용하지 않고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것에 집중력을 발휘할 계획이다.
홍 감독은 "내가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선제골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선취골을 얻어서 우리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보경·배천석·고무열 활약 기대 = 이날 경기에서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배천석(빗셀 고베), 고무열(포항)이 핵심 요원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팀에서는 기성용(셀틱)과 지동원(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손흥민(함부르크) 등 유럽파 공격진이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줄곧 훈련한 선수들이 조직력을 발휘하면 안정적으로 동원하기가 어려운 해외파 선수들을 투입하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는 게 홍 감독의 믿음이다.
홍 감독은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좋은 팀을 이루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김보경은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부터 홍명보호에 승선해 계속 호출을 받으면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현재 어깨에 잔 부상이 있으나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와 대표팀 의료진에서 경기를 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럽파 공격진의 공백에 따라 스트라이커로 부름을 받은 배천석은 오만 킬러다. 장신을 활용해 지난 6월 오만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두 골을 터뜨려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고무열은 많은 활동량과 빠른 공간 침투 능력을 선보이며 올 시즌 K리그에서 18경기에 나와 7골을 터뜨렸다. 수비라인에서는 홍철(성남)과 홍정호(제주), 장현수(연세대), 오재석(강원) 등 국내파가 제 몫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