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해외결제 독자 네트워크 이용 잇단 벌금
비자카드가 BC카드에 계속해서 벌금을 부과하면서 비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비등해지고 있다.
고객에게 더 유리한 결제망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비자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다.
카드업계는 비자가 해외 지급결제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BC카드를 무리하게 견제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지난 16일 오전 비씨카드의 독자 결제 네트워크 사용을 이유로 BC카드 정산 계좌에서 벌금 5만 달러를 인출해갔다. 비자카드는 6월 중순 처음으로 10만달러의 위약금을 부과했고, 7월부터는 매달 5만달러의 벌금을 계좌에서 인출해가고 있다.
비자 카드를 해외에서 결제하면 무조건 비자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BC카드가 독자적인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공정위에 신고가 접수됐지만 비자 규정이 무효화되기 전까지는 유효한 탓에 벌금 부과에는 별다른 법적 문제가 없다. 공정위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데는 최소한 1년 이상 소요됨을 감안하면 벌금 부과가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달부터는 벌금이 인상되거나 다른 제재 조치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비자카드 규정에 보면 벌금 부과에도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벌금을 더 올리거나 더 무거운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게 돼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제재 내용에 대해서는 통보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여론은 BC카드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BC카드의 독자 결제망은 비자네트워크와 달리 회원에게 1%의 국제카드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자네트워크의 이용료가 더 비싼 데도 비자에서 자사 네트워크 사용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이다. 마스터카드 등 다른 글로벌 지급결제 브랜드는 자사 네트워크 사용을 강제하지 않는다.
카드업계는 비자가 BC카드에 이처럼 강력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 BC카드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BC카드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에서 가맹점망 구축에 나서고 해외 카드 브랜드와 제휴 관계를 넓히는 등 글로벌 지급결제 브랜드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결국 비자와 BC카드가 ‘갑·을’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코리아는 사실 아무런 결정권이 없고 사안에 관련한 의사결정을 아시아지역본부에서 하다보니 국내 여론과 다소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라며 “BC카드가 비자 테두리를 벗어나 해외로 뻗어나가려고 하는 데 대해 비자가 제동을 걸려고 무리수를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