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투톱’ 현대鐵·동국제강 이번주부터 철근 공급 전면 중단
철강업계가 철근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건설업계에 대한 철근 공급을 중단하면서 철근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근 1톤당 85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건설업계는 1톤당 80만원 이상 줄수 없다며 정면 대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철근 시장 점유율 38%로 업계 1위인 현대제철이 지난 17일부터 건설업체에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다만, 수해 복구 사업 등에 필요한 관수(官需) 물량은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8월 이후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며 “현재 가격으로 철근을 공급할 경우 막대한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며 공급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철근 시장 2위 업체인 동국제강도 이번 주부터 철근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업계 간 이견이 큰 만큼 곧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비수기 사정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 일부러 낮은 가격에 공급해왔으나 더 이상의 배려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지난 7월 1톤당 철근 가격을 80만원에서 85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여름철 비수기를 이유로 들어 철강업계에 인상액 반영 유보를 요청했다. 때문에 8월까지 1톤당 80만원대에서 철근 거래가 이뤄져왔다.
철근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은 일본산의 경우 지난 7일 기준으로 1톤당 3만6000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8월의 3만5500엔에 비해 1톤당 500엔 오른 값이다. 미국산 철스크랩 가격도 8월에 1톤당 417달러 수준이었으나 9월 들어 421달러로 전달에 비해 4달러 가량 올랐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철근 가격 인상에 대해 “7·8월 건설 비수기에 철근 가격을 올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파국을 막기 위해 철강업계와 건설업계 관계자가 수시로 만나 협상 접점을 찾고 있다”며 “협상 타결이 쉽지 않아 철근공급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철강업계와 건설업계는 지난해 4월과 11월에도 철강 공급 가격 줄다리기로 인해 철강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