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0만달러 이상 부자에 ‘최저한 세율’ 적용...일자리 창출법안 신속 통과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자증세’를 촉구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이름을 딴 ‘버핏세’를 제안할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재정적자 감축 방안의 하나로 연소득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부자들에게 ‘최저한 세율(Minimum tax rate)’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을 최저한 세율은 부유층에 적용되는 세율이 적어도 중산층만큼은 되도록 하기 위해 이들에게 적용할 세율의 마지노선을 정하자는 것이다.
앞서 버핏 회장은 자본소득에 적용되는 세율이 근로소득 세율보다 낮아 부유층에 적용되는세율이 중산층 근로자들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세율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을 예정이며, 이런 조치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세수가 얼마인지도 분명치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는 재정 적자 감축 장기 계획상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공화당에 대해 부유층 증세를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그의 ‘포퓰리스트(인기영합주의자)’적 면모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유층 증세가 투자 위축을 유발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이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법률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자신이 제안한 일자리 창출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주례 인터넷·라디오 연설을 통해 “정치적 게임이나 교착상태 뿐만 아니라 분열 또는 지연도 더는 안 된다”며 자신이 제안한 ‘미국 일자리 법안(AJA)’을 하원이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일자리 법안은 건설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줘 우리의 도로와 교량을 재건하고 우리의 학교를 현대화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교사들을 교실로 복귀시키고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을 우리의 거리에 계속 남아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내놓은 방안이 모든 근로자와 소기업인·자영업자에 대한 세금을 줄일 것이며 “재정적자는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제는 당신들이 워싱턴으로 보낸 사람들이 나라를 소속 정당보다 우선해서, 자신들의 일자리에 대해그만 걱정하고 당신들의 일자리에 대해 더 걱정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근로자 급여세를 절반으로 감면하고 인프라 건설에 1050억달러, 교사 등 일자리 지키기에 350억달러 등 총 447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자리 법안과 경기부양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공화당이 이 방안을 위한 부유층 세금 인상 등에 반대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하원의 관련 법안 통과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