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제조업 경쟁력 하락·부동산 버블 조장
브라질이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정적 측면이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 주식시장은 전세계 투자자금이 몰리며 연일 상승세이고 브라질 헤알화는 가치가 오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풍부한 외화자금을 바탕으로 신항만이나 월드컵 축구경기장을 새로 짓는 등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화자금 유입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금융기관에는 자금이 넘쳐나면서 회수가 불투명한 곳에까지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부동산 버블을 조장하기도 한다.
헤알화는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돼 있는 화폐가 됐으며 브라질의 제조업 경쟁력도 이전과 같지 않다.
일상 물가도 급등, 브라질 상파울루의 영화관람료나 택시요금, 콜라 등의 가격이 이제 미국 뉴욕보다 비싼 수준이 됐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아파트 가격은 2008년 이후 두 배로 뛰었고 상파울루 오피스 임대료는 맨해튼보다도 비싸졌다. 투자은행들은 현지에서 직원을 뽑으려면 뉴욕보다 연봉을 많이 주어야 한다.
헤알화가 연일 상승하자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1년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왔지만 고금리에 매력을 느낀 외화가 계속 밀려들면서 정책방향을 선회, 이제는 금리를 낮추게 된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금리를 낮추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나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헤알화를 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외화자금이 너무 많이 유입돼 곤란을 겪는 나라는 브라질 뿐만이 아니다.
중국에도 투자자금이 많이 몰려 음식물 가격 급등을 불러왔으며 이로 인해 일부 도시에서는 사회적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터키 역시 브라질과 유사한 상황에 처하자 자국 화폐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저금리가 신용버블을 다시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 10년전 외화자금 유입 규모가 30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80억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지난 1월 외국인들의 국채 및 통안채 투자수익에 대해 14%의 소득세 부과를 환원했다.
신흥 개발국지도자들은 급격히 몰려든 외화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지 못한다.
유럽의 재정난 등과 같은 선진국의 경제문제는 갑자기 글로벌 자금흐름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브라질과 같이 거품이 끼었던 경제는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코넬대학의 이스와르 프라사드 이코노미스트는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입은 버블이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신흥 경제국이 성장추세를 벗어나게 만들며 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