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가이드라인 제시 안돼”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1일 전날 있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 선정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특정후보는 안 된다. 내 허가를 받으라’고 비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제시는 안 된다”며 “오히려 ‘한나라당과 서울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서울시장 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 엄연히 후보 선출 과정이 있고, 당대표도 마음대로 후보를 정할 수 없다”면서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공당인 한나라당 위상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을 이어나갔다.
정 전 대표는 또 박 전 대표가 무위로 끝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직까지 걸 문제는 아니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부적절하고 잘못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이) 시장직을 건 것도 잘못됐고, 한나라당이 다 잘못했다는 식의 발언은 투표에 참여한 215만명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오 시장을 비롯해 모든 게 잘못됐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15만명이 야당의 투표 방해라는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택시비를 지불하고 시간을 할애하고 갈등을 겪으며 투표장을 찾았다”며 “한나라당과 오 시장의 잘못을 지적할게 아니라 야당을 야단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주민투표 자체가 자유·비밀 투표가 돼야 하는데, 민주당의 (투표) 거부 운동으로 사실상 공개투표가 됐다”면서 “이는 민주체제에 대한 위협이고, 민주당이 됐든 누가 됐든 책임을 져야 한다. 박 전 대표도 ‘시장직을 걸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기보다 ‘투표 거부 운동으로 사실상 공개투표를 만든 게 잘못됐다’고 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