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공방 속 빈수레 국회 우려
1일 정기국회가 개원했지만 물가, 금융, 부동산 등 경제관련 법안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8월 임시국회 여야 최대 쟁점이었던 한미 FTA 비준 동의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어 여야간 충돌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여야는 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경제 법안을 놓고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계획이어서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저축은행 후속대책, 전월세 및 금리 문제, 재정건정성 등을 집중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저축은행 문제 끝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금융감독위원회를 넘어선 정책결정 문제, 청와대가 저축은행 문제에 깊이 개입해 있어 그 문제를 집중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위 최규성 의원은 “4대강 문제, 전·월세문제, 뉴타운 문제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며 “4대강 공사가 완성단계인데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수질, 홍수와의 연관성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위 이용섭 의원은 “감세문제, 민영화 문제가 기재위의 쟁점이 되겠지만 피감기관의 제도, 정책, 운영, 예산, 집행, 인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서민경제 문제에 대해 정부에 따질 것은 따지겠다면서도 야당의 근거 없는 발목잡기에는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국토위 여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은 “야당이 시비를 거는 거다, 국정감사라는 것이 야당이 자기들 주장을 펼치는 장이었다, 여태까지 국정감사를 보면 억지 논리를 갖다 붙인다”며 “각 의원들이 핵심쟁점별로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4개부처 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10월26일 재보궐 선거는 법안처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모두 10.26 재보선 체제에 돌입 필승을 위한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10.26 재보선 결과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직결되는 만큼 표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국정감사에 이은 대정부 질문, 예산안 처리 등 빠듯한 의사일정을 감안할 때 9월 정기국회 역시 8월 임시국회의 '재탕'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8월 임시국회 경제분야 성과라면 한국은행법 개정안 통과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앞서 3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금융안정 및 금융기관 공동조사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한은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정기국회 회기는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이다. 31일 강용석 의원 제명안 부결 처럼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할지 서민경제를 보다 듬는 ‘민생국회’가 될지 99일 남았다.